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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2024 노벨문학상 한강, 『희랍어 시간』을 읽다

by 토끼톡톡 2024. 11. 22.




한국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 한강의 『희랍어 시간』

한강 작가가 한국 문학의 새 지평을 열며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 또 하나의 작품, 『희랍어 시간』. 이 작품은 말과 빛, 침묵과 어둠이라는 극단적인 대비를 통해 인간의 본질과 삶의 무게를 설명하고있습니다. 

침묵과 빛의 이야기

『희랍어 시간』은 말을 잃어가는 한 여자와 점점 빛을 잃어가는 한 남자가 만나 서로의 존재를 어루만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여자는 열일곱 살 겨울, 아무런 전조도 없이 말을 잃습니다. 세월이 흘러 이혼과 양육권 상실이라는 상처를 겪으며 다시 말을 잃어버린 여자는 잊힌 언어, 희랍어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희랍어 강의실에서 만난 강사인 남자는 가족을 독일에 남겨두고 한국으로 돌아온 외로운 사람입니다. 그는 점점 시력을 잃어가며 세상의 빛을 좇습니다.

여자의 침묵과 남자의 빛은 서로 대조되지만, 동시에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연결됩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조심스럽고 더듬더듬 이어지며, 이 과정에서 독자는 언어와 소통, 침묵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됩니다.

소멸하는 언어와 몸짓의 만남

이 소설은 단순히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언어라는 매개체를 통해 인간의 소통과 정체성을 조명합니다. 주인공 여자는 말을 잃은 이후 희랍어를 통해 새로운 세계와 자신을 만납니다. 희랍어는 죽은 언어로 여겨지지만, 그녀에게는 새로운 삶의 언어로 다가옵니다.

희랍어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지만 그 단단함과 구조 속에서 여자는 자신의 무너진 삶을 지탱할 기둥을 발견합니다. 이 과정은 그녀가 다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남자 역시 시력을 잃어가며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본질에 대해 깨닫습니다.

흑백사진처럼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

작품의 서사는 마치 한 장의 흑백사진처럼 단순하면서도 강렬합니다. 한강 작가는 절제된 문체와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독자를 작품 속으로 이끕니다. 빛과 어둠의 대비로만 완성되는 흑백사진처럼, 이 소설은 말과 침묵, 빛과 어둠이라는 단순하지만 강렬한 요소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특히 여자가 말을 잃은 순간과 남자가 점점 시야를 잃는 과정은 마치 사진의 암실에서 상이 서서히 드러나는 장면처럼 섬세하게 묘사됩니다. 독자는 이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서서히 물드는 감정의 흔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간을 초월한 문학적 사유

『희랍어 시간』은 시간에 대한 독특한 사유를 설명합니다. 작품은 과거의 고대 언어인 희랍어와 현대인의 소통을 교차시키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주인공들이 서로 다른 상실 속에서 만나는 순간은 마치 시간을 초월한 어떤 영원의 찰나를 엿보는 듯한 경험을 공유합니다.

특히 작품 속에서 언급되는 사진의 비유는 이 시간성을 더욱 강조합니다. 사진은 한순간을 담지만, 그 순간을 미래에 다시 불러올 수 있는 힘을 지닙니다. 『희랍어 시간』은 마치 그런 사진처럼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 사이의 시간적 경계를 허물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희랍어 시간』이 전하는 메시지

이 작품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소통의 근원적인 가치를 묻습니다. 한강 작가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감정과 절제된 문장으로 이러한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여자의 침묵과 남자의 소멸해가는 시야는 단순히 개인적인 고통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의 상처를 상징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잊힌 언어와 죽어가는 감각 속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생의 순간을 찾아가는 여정을 보여줍니다.


한강 문학의 새로운 지평

『희랍어 시간』은 한강 작가가 선사하는 새로운 차원의 문학적 경험입니다. 군더더기 없이 단단한 문체와 강렬한 대비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삶과 소통, 그리고 시간에 대한 깊은 사유를 설명합니다.

말과 빛, 침묵과 어둠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느끼고, 기억할 수 있을까요? 이 소설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안내하며, 한 장의 흑백사진처럼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울림을 남깁니다.

『희랍어 시간』은 단순히 한 편의 소설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존재를 다시금 바라보게 만드는 문학적 예술입니다. 시간을 초월해 울리는 이 소설의 울림은 한국 문학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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